찌는듯한 더위에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 이제서야 컴퓨터 책상에 앉을 생각이 든다.
벌레도 수확할게 없는 것도 괜찮았지만 알 수 없는 버섯이 자라는건 도저히 보고 싶지 않았다.
화분이 작으면 한쪽 구석에만 나오는데 화분이 크니 이건 아예 작물 재배 수준으로 올라왔다.
결국 내가 졌다.
며칠째 운동삼아 산책 나가며 들기 편한 정도로 조금씩 흙을 퍼다 버리고 있다.
강변쪽에 잡초가 무성한곳에 조금씩 버리는데 아스파라거스 화분의 크기를 키우긴 참 무식하게 키워놨다는걸 새삼 느꼈다.
더불어 무게를 줄이려고 열대야가 시작될때쯤부터 아스파라거스 화분에는 한번도 물을 안 줬는데 죽지도 않고 멀쩡하다.
그 모습을 보며 흙이 마르는것과 시드는 모습을 보고 물을 주던 그 동안의 내 방법이 잘못된건 아니였나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었다.
흙의 규모가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흙을 퍼 담아 화분위에 얹어 놨다 선선한 시간대에 가지고 나가는데 그 몇시간 사이에도 말라 보이던 흙이 습기를 품어 축축하게 색이 바뀌어 있다.
제대로 자라지 않는 작물을 뽑아 낼 때면 항상 뿌리가 부실 했는데 빛의 문제 이전에 과습으로 인해 성장 부진이나 뿌리가 상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다.
어차피 흙은 퍼 나르기 시작했고 좁은곳에 너무 판을 벌린것도 있고 제대로 안 자라더라도 600 화분에 아스파라거스를 옮기고 남은 화분에 블루베리와 아레카야자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거의 다 없앨 생각이다.
아레카야자는 한 여름에 직광을 받아서인지 물을 많이 줘서인지 큰 화분에 있는 것들은 대부분 죽기직전이고 작은 화분에 놓고 직광을 못 받고 구석에 있던 아레카야자는 별 탈 없이 자라고 있다.
작은 화분은 물을 준 횟수나 양도 적었는데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동백은 잎이 다 떨어졌는데 과습이 원인인지 볕이 부족한지 잘 모르겠다.
어떤 글에는 물을 좋아한다 적혀 있고 어디에는 적당히 말려야 한다고 되어 있고..
근데 아스파라거스 화분을 생각 해 보니 내가 물을 좀 자주 많이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맞다면 숨도 못쉬게 퍼부어 애들 죽이고 나 고생하고 물 낭비하고..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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